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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여년간 온정 베푼 ‘노인들의 대모’
  • 관리자
  • 2024-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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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의 날 맞아 홍신자 노인회 청주 흥덕청원구지회 부회장을 만나다

    매일 경로당 찾아 알뜰살뜰 보살펴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봉사하겠다"


    [충청매일 박성진 기자] 일흔 다섯. 그 역시 노인이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경로당을 찾아 노인들의 뒷바라지를 도맡아 한다. 노인이 노인을 봉양하는 셈이다. 벌써 20년이 넘었다. 노인들 챙기는 게 때로는 버겁고 힘들지만 눈만 뜨면 발길이 저절로 경로당으로 향한다.

    제28회 노인의 날(10월 2일)을 맞아 지난달 30일 만난 홍신자(75·사진) 대한노인회 충북 청주시 흥덕청원구지회 부회장은 경로당 노인들을 ‘친정엄마’라고 여기고 진심을 다한다. 홍 부회장은 청주시 청원구 사천동에 있는 신동아아파트 경로당을 매일 내집처럼 드나들며 노인들을 알뜰살뜰 챙긴다.

    2018년 2월 사천동 분회장을 맡았을 때는 노인회원이 겨우 4명 뿐이었다. 열악한 환경을 하나둘씩 뜯어고쳐 지금은 50명에 달할 정도로 경로당이 북적거린다.

    그가 처음 봉사를 시작한 사연에는 남편과의 사별이 자리잡고 있다. 1993년 인천에서 청주로 이사온지 3개월 만에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막막하던 그 당시 홍 부회장의 손을 잡아준 게 바로 이웃들이다.

    "남편을 잃고 엄청 힘들었을 때입니다. 넉놓고 있을 때 이웃들이 저를 보살펴주었어요. 이웃들이 베픈 사랑을 보답하겠가는 심정으로 봉사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남편과 사별 후 첫 직장에서 받은 월급으로 보호자가 없는 미평교도소 무기수에게 8년간 영치금을 보낸 게 그의 첫 봉사다. 사비를 털어 성모꽃마을에 어른용 기저귀를 보내고, 금산에 있는 대안학교에도 작지만 후원금을 전달했다.

    노인봉사활동은 경로당을 찾아 계절에 맞는 음식을 대접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여름 비오는 날에는 부침개, 가을에는 대봉감, 겨울에는 붕어팥빵을 준비했다.

    신동아아파트 경로당 노인들의 생일도 잊지 않고 꼬박꼬박 챙겼다. 이런 공로로 청주시장(2004년, 2017년)·대한노인회 충북도연합회장(2016년)·충북도지사(2020년) 표창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그의 20년 넘는 봉사인생을 국민포장 수상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노인봉양이 단순히 말벗과 음식 등을 챙겨주는데 그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국가와 지자체의 각종 복지혜택이 노인들에게 맞춤형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찾아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피력한다.

    오카나리 공연단 초청, 이혈침 무료 진료, 시티투어 진행, 보건소 통한 건강검진 등 노인 대상 혜택을 빠짐없이 챙기는 게 그의 일과 중 가장 중요한 일정이 된 이유다.

     

    경로당 노인들은 홍 부회장을 ‘대모(代母)’라고 부른다고 한다. 홍 대모의 인생목표는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봉사하자’이다.

    "노인들이 편안한 경로당을 만들고 싶습니다. 노년은 새로운 삶의 시작입니다. 나도 노인이지만 받는 노인이 아니라 어르신들이 더 필요한 건 없는지 살피고 도움을 주는 노인, 그런 어른이 되도록 늘 노력합니다."

    그는 오랜 기간 봉사를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도와주는 두 아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로당 노인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형님들 항상 건강하세요. 오래오래 함께 살아요." 어느새 그의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


    박성진 기자 hvnews@ccdn.co.kr


    출처 : 충청매일(https://www.ccd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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